[정보] 왜 사람들은 레플리카에 오버스펙을 요구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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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핏베럴 조회 3,260회 댓글 0건작성일 22-04-15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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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정말 기운빠지는 일들이 많아 새벽일을 마치고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해 봅니다.
레플리카를 다뤄왔던 시간들을 천천히 돌아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인연을 스쳐갔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대부분 곁에 있어주시는 분들은 큰 트러블없이 멋진 매니아로서, 파트너로서 동행해 주고 계시지만 종종 정품에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개체차이 로 힘들게 하시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특히나 오늘 오전부터 오후, 저녁, 밤, 새벽까지...cs처리를 진행하였는데 오눌 하루가 참 힘든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레플리카에 정품보다 더한 "오버스펙"을 요구하는 분들에 대해 끄적여 봅니다.
perfect
참으로 많은 분들이 레플리카에 "완벽함"을 요구합니다. 그중 대부분은 본인이 겉핥기로 공부한 것들에 부합하지 않으면 불량이라고 판단합니다. 시계의 핸즈에 묻은 먼지 한 톨, 인덱스의 수직 수평 정렬, 신발의 좌우 완벽한 대칭성과 심지어는 박음질 땀의 개수까지 세어가며 말이죠.
공산품이라는 것이 100% 기계로 찍어내는 것이 아닌 이상 결국 조립이나 접합, 봉제 등은 사람의 손으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이러한 "인간적인" 수제품의 태생적인 특성을 무시하고 1/10 가격대의 레플리카 제품에 기계적인 스펙을 요구하는 것이 정상적인 행태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금 나오는 레플리카들의 경우 불과 수 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정교해졌고 점점 더 구별하기 어려워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뭐가 그리 부끄러운지 환자들은 단점만을 찾아대며 발을 감추기 바쁩니다.
한 명의 매니아로서 이 상황들을 지켜보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부분 이런 요구를 하시는 분들 중에는 모 커뮤니티 카페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꼴랑 정품 하나 구입해본 것을 마치 정품에 대해 다 아는 양 "이 제품은 이래야돼" 라는 어처구니 없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정품을 접하지 않은 유저들은 정품유저의 글을 진리인 양 생각하여 겉핥기 하고서는 마치 레플리카 세계의 전문가인 것 처럼 행세하기도 합니다. 그분들은 이런 이런 이런걸 레플리카 커뮤니티 카페에서 봤는데 내가 너한테 입금하면 완벽한 물건을 내놓을 수 있냐고 묻습니다.
심지어 정품에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개체차이를 무시한 채 정품보다 더 좋은 오버스펙을 요구합니다.
대부분 이런 분들은 레플리카를 살 때 내가 산 제품을 사랑하지 못합니다.
어떻게든 단점을 찾아내려고 눈에 불을켜고 제품을 이잡듯이 스캔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분들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품을 살 때 단지 매장에서 어떤게 예쁜지, 어떤게 나랑 잘 어울리는지, 착용해보고 비교해 본 뒤 기분좋게 결제하고 나올 뿐이죠.
왜요?
어이없게도 이유는
"정품이니까."
레플리카는 백여만원대 신발들을 단돈 일이십만원대에 즐길 수 있게 해 줍니다. 이러한 원가절감을 도데체 어디사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만약 지금 현행 레플리카들의 사소한 오염, 실밥, 수직이나 수평, 대칭 등이 정밀하게 맞지 않는 제품편차들을 완벽하게 컨트롤 하고자 한다면 제품을 조립하는 인력부터 수십년 경력을 가진 베테랑을 써야 할 것이며 완제품 단계에서 100족을 만들었다가도 절반인 50족은 내다 버려야 할 것이고 그에 상응하는 원가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유명 시계 가죽 스트랩 제작자는 최소 시계 줄 하나에 30만원 이상을 받으며 시작한지 몇 년 되지 않은 그 후발주자들도 최소 시계 줄 하나에 20만원 이상을 받습니다. 이는 단순히 최소한의 기본료일 뿐이며 기리메의 두께, 커브드 엔드 등 소비자가 원하는 커스터마이징이 들어가면 가격은 더욱 올라갑니다. 진짜 가죽 전문가들은 애초에 시계 줄 하나만 재단하고 손바느질해도 레플리카 신발 한켤레 가격이 넘는 인건비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런 꼼꼼함은 명품을 살 때 요구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몇십만원짜리 레플리카에 정품보다 좋은 짝퉁이라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왜 명품을 살때 요구해야 할까요?
바로 그 이유야 말로
"정품이니까."
정품은 그 가치에 상응하는 비용을 요구하니까, 명품(名品)은 이름난 물건이라는 말 뜻 그대로 그 이름의 가치만으로 수백만원대의 마진을 가져가니까요.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퀄리티 컨트롤 비용과 유통비용을 지불하여 명품을 구입한다면 그 가치를 증명하라고 당당히 요구하는 것을 환자로 치부해 버릴 사람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현행 레플리카들을 사랑해 주세요. 장점을 보지 못하고 불량품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아깝습니다. "완벽한 제품"을 원한다면 수십퍼센트의 마진을 남기는 정품매장에 당당히 요구하세요.
우리는 어쩌면 레플리카에 정품보다 더한 오버스펙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모릅니다.
오버스펙은 단순히 품질 뿐만 아니라 가격과 서비스에서도 적용됩니다.
대기업들이 하청업체들에게 단가를 후려치고 무리한 요구는 늘려가며 하청업체들을 죽인다는 기사에는 분개하면서, 레플리카의 가격은 저렴하길 바라고 무리한 요구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기타 해외 셀러들의 가격을 운운하며 눈탱이 업체가 아닌 진짜 양심적인 국내 셀러들까지 싸잡아 바가지로 치부해 버립니다. 현재 매니아층을 위해 힘쓰고 있는 셀러들은 통관 난이도나 불량률, 퀄리티 컨트롤 난이도에 따라 표면상으로 그들과 1~3만원 정도로 근소하게 차이나는 금액에 제품을 디피합니다. 해외 셀러들이 진짜 여러분들의 통관, 불량, 개체차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들은 불량이던 아니던 그냥 물건을 밀어넣기에 그 가격이 가능한 것입니다.
중국 셀러에게 하는 직구는 통관, 불량, 개체차, 먹튀가 난무한 망망대해를 땟목하나로 나홀로 건너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운이 좋으면 잔잔한 물결을 타고 무사히 건널수도 있겠으며 운이 좋지 않으면 풍랑을 만나 휩쓸릴 수도 있겠죠. 반면 (정상적인)국내 셀러들은 1~3만원의 작은 차이로 그러한 걱정 없이 편안하게 바다를 건널 수 있도록 초대형 크루즈에 태우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받고싶고, 금액은 해외셀러와 같길 바란다? 이 또한 서비스와 비용에 대한 오버스펙을 요구하는 것이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겠다는 것 밖에 안된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입니다. 서비스에도 마찬가지로 그에 상응하는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인정하시기 바랍니다.
가장 합리적인 비용에 가장 합리적인 서비스를 만들고자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고 스스로도 자부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점도 많았고, 모든 분들께 만족을 드리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도 제 성격상 절대 요행은 없을 것이며 더욱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하겠다고 약속드리면서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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